"손학규 탈당 상상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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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5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전진코리아’창립대회를 마치고 대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이 행사 후 "며칠 쉬겠다"는 말을 측근들에게 남긴 채 잠적했다. [연합뉴스]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이 15일 최근 한나라당 탈당설이 돌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 "탈당은 국민의 요구가 있을 때에 가능한 것"이라며 "(손 전 지사가) 탈당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한 발언이었다.

이 의원은 199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결과에 불복한 뒤 탈당, 대선에 출마해 낙선한 일이 있다. 그래서 정치권에 '이인제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그런 이 의원의 발언인지라 정치권에선 "마치 탈당 선배의 훈수 같다"는 말도 나왔다.

이 의원은 "탈당이라는 것은 국민의 요구가 있고, 그 요구를 받아들일 힘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지금은 그럴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니니 탈당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내 경선 시기.방식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도 "남의 당 사정을 잘 모른다"며 "그런 걸 가지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은 국민에게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나도 여러 가지 경선을 해봤지만 경선 조건에 이의를 달아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경선 규칙을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대선 예비 주자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한 셈이다. 이 의원은 "요즘 추세가 대의원들 의지보다 국민 뜻을 반영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등을 하는 것이니까 순리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 "운하 프로젝트는 시대착오"=이 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정책 구상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내가 11년 전에 경기도지사 할 때 어느 대학교 연구소에서 갖고 왔던 것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부고속철도도 해서는 안 될 것을 해가지고 지금 고통을 당하고 있지 않으냐"며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는) 잘못된 발상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열린 이 전 시장의 대규모 출판기념회와 관련해 "여론의 대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2만 명이 아니라 10만 명이라도 불러모을 수 있다"며 "지금처럼 여론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인원을 모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 의원은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민이 지금 기성 정치인에 대해 굉장히 실망하고 있다"며 "앞이 잘 안 보이니까 어떤 구세주가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흐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신앙 차원에서는 있을 수 있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하나의 환상에 불가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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