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펀드매니저 … 돈 맡겨라" 교도관 등친 재소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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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혐의로 수감 중이던 재소자가 자신을 유능한 펀드매니저인 것처럼 속인 뒤 교도소 관계자 세 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아 챙긴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법무부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법무부 관계자는 15일 "안양교도소 교도관 등 세 명이 지난해 출소한 재소자 김모(34)씨에게 투자금을 맡겼다가 돌려받지 못한 정황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2004년 사기 혐의로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씨는 교도관들에게 "내가 찍어 주는 주식을 사라"며 유능한 펀드매니저 행세를 했다. 일부 교도관이 실제 투자를 해 상당한 수익을 얻으면서 김씨는 교도소 내 의무 병동에서 일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출소 직전 "사회에 나가 인수합병 관련 일을 할 테니 나에게 투자하라"며 교도소 관계자 세 명으로부터 3억여원을 받은 뒤 소식을 끊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교도소 관계자에게 500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교도소 안에서의 생활을 털어놓았다. 법무부는 "구체적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감찰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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