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거정』 끝부분 발굴 새 전집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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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85년 9권으로 선보였던 벽초 홍명당의 대하소설『임거정』이 끝 부문 4백50여장을 발굴, 추가하여 전10권으로 새로 나왔다(사계절간).
이 출판사 대표 김영종 씨는 『1년여의 작업 끝에 발굴된 4백50장을 통해 늘 아쉬웠던 끝 부분에 대한 줄거리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또 1928∼39년 조선일보 연재분, 1940년에 4권으로 발간된 조선일보 사본 및 1948년에 6권으로 나온 을유문화사본과 일일이 대조하여 그동안 누락되었거나 잘못되었던 곳을 바로 잡았다는 것.
이번에 새로 나온 사계절 본에는 작품 속에 나오는 우리의 옛말 및 속담에 대한 풀이를 실어 구수한 우리말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임거정』은 그동안 홍명회가 월북한 후 끝 부분을 완성하였을 거라는 소문이 많았으나 1985년 북한 문예출판사본에서 저자가 1940년 이후 한 줄도 더 쓰지 못한 채 타계했다고 밝혀 끝내 미완의 대작임이 확인됐다.
다만 북한에서 홍명회의 손자 홍석중이 학생용으로 개작한 『청석골 대장 임꺽정』에 끝 부분을 그려 넣어 이것이 마치 대미인 듯 오해되기도 했었다.
『임거정』은 연재될 당시부터 독자들의 성원과 당대 문단의 격찬을 받았다. 그러나 홍명희의 월북으로 분단 40여 년 동안 남한에서는 거의 연구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80년대 이후 민족 동질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면서 『임거정』은 새롭게 연구되기 시작했다.
학계·출판계에서는 근대민족문학의 위대한 성과이자 리얼리즘문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이 책이 편집인 정해렴 씨와 사계절 출판사의 1년여에 걸친 노력으로 남북한을 통틀어 가장 정확한 내용을 담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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