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계층 보수화성향 매년늘어/정무1장관실 주관 「정치의식」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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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보수적”응답 33%… 정치불만 75%/북한­일 축구경기 92%가 북한응원
우리나라 국민들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보수화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고위전문직 및 관리직,서기관급 이상 고위행정직 등 「상위 신중간계층」과 자영상인·서비스업주 등 「구중간계층」이 이같은 보수화물결의 선두에 서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정무제1장관실(최형우 장관)이 87∼90년사이 서울대 한완상 교수(사회학)에게 의뢰,연구결과를 담아 펴낸 「한국 중간제계층의 정치의식」이란(제목의 정책자료용 논문에 따르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국민은 88년의 26%에서 89년은 29%,90년에는 33%로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보수화경향 여부의 한 유력한 잣대로 제시된 「혁신정당의 필요성」에 대한 설문에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은 86년의 41%에서 88,89년은 각각 47%로 늘어났으나 90년에는 27%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부설 사회과학연구소와 인구 및 발전문제연구소의 역대 여론조사결과에 기초해 논문을 펴낸 한완상 교수는 그러나 『중상계층과 영세농어민층에서 특히 보수화경향이 눈에 띄게 나타난 점으로 보아 「사회구성원 전반의 현실안주」라는 식의 조급한 일반화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즉 정부·회사·산업계·학계 등에 널리 펴져있는 청장년층 중심의 일반직·전문기술직·사무직 등 이른바 「신중간계층」은 90년 12월 현재 22%만이 「나는 보수파」라고 응답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보수화경향을 사회전체의 조류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
한편 6공화국이 들어선 뒤 정치·경제·사회적 불만은 해가 갈수록 오히려 높아져서 정치적 불만을 나타내는 국민이 59%(86년)→58%(88년)→70%(89년)→75%(90년말)로 늘어난 것을 비롯,경제적 불만(34%­39%­63%­70%),사회적 불만(46%­52%­68%­76%) 등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 논문은 또 우리나라 국민의 냉전의식의 변화를 알기 위해 「일본과 북한이 축구시합을 할 경우 어느 편을 응원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해 매년의 응답결과를 비교,흥미있는 추세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을 응원하겠다」는 응답은 86년의 52%에서 22%(88년)·17%(89년)·7%(90년)로 부쩍 줄어든 반면 북한을 응원하겠다는 쪽은 86년의 44%에서 90년에는 92%까지 크게 비율이 늘었다.<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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