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보다 우정의 대결 펼치자"|남북 여 탁구 4강 상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월드팀컵 탁구
【바르셀로나=본사 국제전화】하나로 힘을 모아 「만리장성」중국을 허물고 지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제패의 금자탑을 일궈냈던 코리아 여자 팀이 6개월만에 또다시 남북으로 갈라져 한판승부를 펼쳐야 하는 운명을 맞았다.
남북한 여자 팀은 23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팀컵 탁구대회 여자부 8강전에서 프랑스·스웨덴을 각각 3-0으로 일축, 결승 진출티켓을 놓고 격돌케 됐다.
남자부에선 이근상·김성희가 맹활약한 북한이 난적 영국을 3-1로 물리쳤으나 한국은 강호 중국에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3-0으로 완패, 남북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여자 팀은 24일 0시(한국시간) 북한과의 4강전을 앞두고 아직 단식 주전을 확정하지 못한 채 고민하고있다.
지바 세계 선수권까지 여자단체전의 경기방식은 2∼4명의 선수가 출전 가능한 4단1복(코르비용방식)으로 한국은 이제껏 현정화 홍차옥(이상 한국화장품)의 쌍두마차에 의존해왔으나 이번 대회에선 적어도 3명의 서로 다른 선수가 단식에 출전해야하는 4단1복으로 바뀌어 문제가 생긴 것.
한국은 현재 단식 2게임주전으로 현정화를 출전시키는 「정공법」과 홍순화(제일모직)를 기용하는 변칙 등 두 가지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정공법의 경우 현정화가 단식 2게임, 홍차옥·홍순화가 단식 1게임씩을 맡으며 복식 조로는 홍차옥-이정임(대우증권)조가 가동된다.
변칙의 경우는 홍순화가 단식 2게임을 뛰는 반면 현정화·홍차옥에게 단식 1게임씩을 맡기고 현정화-홍차옥 조를 복식 조로 구성, 복식을 강화해 여기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큰 경기에 강한 유순복을 단식 2게임 주전으로 활용하고 이분희·이미숙이 단식 1게임씩과 복식에서 조를 이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남북여자단체전의 통산전적은 한국이 9승6패로 앞서 있다.
한편 한국 여자 팀의 이대섭 감독과 북한 조남풍 감독은 8강전이 끝나고 남북대결이 확정된 후 서로 악수를 나누며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우정의 대결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제4일(23일·바르셀로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