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미국 쇠고기 수입 막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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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호주나 뉴질랜드산 쇠고기가 많이 팔리고 있어요.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는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지난해 수입 쇠고기는 국내 쇠고기 소비의 절반 이상(53.2%)을 차지했는데, 이 중 호주산이 약 76%입니다. 2003년까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은 미국산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미국과 호주, 두 나라의 쇠고기는 맛이 좀 다르다고들 해요. 국내에 들어오는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처럼 사료를 먹이고 소를 잡기 전 6개월~1년 정도 우리에 가둬 두고 키우기 때문에 한우랑 맛이 비슷합니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선 들판에 소를 풀어 키우고 사료 대신 풀을 먹인답니다.

축산 농가도 문제입니다. 경쟁자인 미국 쇠고기 수입을 정부가 막고 있으니 고급 제품보다는 생산량 늘리기에만 급급해 있다는 겁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 고급육을 만들 수 있는 '거세우'의 비중은 2006년에 비해 6.5%포인트가 줄었답니다. 한우 가격이 오르다 보니 너도나도 소를 키우면서 소값 폭락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우 사육은 전년보다 12.7% 늘었죠. 올 3월에 태어날 한우 송아지도 지난해보다 16.2%나 늘 거라는군요. 이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면 축산 농가들이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한우 쇠고기값 하락→소값 하락→농가 경제 혼란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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