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공 최고회의/「체첸비상사태」 철회 결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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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옐친대통령에 첫 “불신임”/무력충돌 피해 협상전망
【모스크바·그로즈니 AFP=연합】 소련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는 11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체첸­잉구슈 자치공화국에 내린 비상사태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했다.
모두 6개항으로 된 결의안은 비록 구속력은 없으나 옐친 대통령에 대한 최고회의의 첫 불신임 조치라는 점에서 옐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커다란 타격을 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체첸­잉구슈 자치공화국은 이날 러시아공화국최고회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협상용의를 분명히 했고,옐친 대통령도 강경입장을 바꿔 대화에 나설 뜻을 비춰 무력충돌 직전까지 갔던 사태의 정치적 타결이 모색되기 시작했다.
최고회의는 체첸­잉구슈 문제를 놓고 이틀째 격렬한 논의를 벌인끝에 표결을 실시,옐친 대통령이 지난 8일 현지에 선포한 비상사태가 사태를 수습하기에 불가능한 조처라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결의안을 찬성 1백77,반대 4,기권 15표의 압도적 표차로 채택했다.
옐친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채택된 이날 결의안은 이밖에 ▲사태의 정치적 해결추구 ▲비상사태선포 배경 조사 ▲협상대표단구성 ▲현지 무기 밀반입 철저통제 등도 포함하고 있다고 소련 타스통신이 전했다.
관측통들은 옐친 대통령측도 현지 급파한 병력이 밀려나고 조하르 두다예프 체첸­잉구슈 자치공화국 대통령 체포기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협상쪽으로 정책을 바꾼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러시아공화국내 16개 자치공화국중 또다른 회교도 밀집 지역인 타타르 자치공화국에서 이날 체첸­잉구슈 독립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그루지야·아제르바이잔 공화국내민족주의 세력도 옐친 대통령의 강경조처에 반발하는 등 반러시아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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