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소외여성연구 세계적권위|영서식스대 케이트 영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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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은 고도의 기술과 비용을 투입해 고도경제발전을 이룩했으나 인간의 복지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용은 희생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타인의 희생과 정복에 의한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되는 남성적 사고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발전학과 여성학의 세계적 학자인 케이트 영교수(53·영국 서식스대발전학연구소)는 지난주 이대에서 강연을 통해 한국의 발전과정은 인격비용의 희생과 함께 여성에게도 불평등한 발전경로를 걸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강하고 남성에게 교육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는등 남녀차별이 극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여성에 대한 지식이 짧아 구체적으로 논평할 기회는 아니라면서 이번기회에 한국여성에 대해 많이 보고 듣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영박사는 지난 15년동안 제3세계의 발전과정속에서 소외된 여성의 문제를 연구해 이분야의 세계 최고권위자가 되었으며 89년에는 제3세계 여성 지원재단인 「우먼 카인드 월드와이드」를 창설했다.
이재단은 회원들에게 제3세계 여성의 상황·정보를 알리고 교육하는 일과 기금을 모아 제3세계 여성들의 빈곤 극복을 위한 지원·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성을 조직하고 교육하는일등을 한다.
영교수는 『여성의 경제적 의존상황이 남성에게 예속되고 자선들의 권위신장을 위해 정치적 발언권을 갖는 힘을 약화시킨다』며 여성에 대한 경제원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영교수는 『지난 20년동안 저개발국에 대한 선진국의 개발원조활동이 활발했지만 이것이 여성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여성의 요구를 눌러버리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평등한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영교수는 그 구체적 방법으로 여성이 서로 조직해 자신이 사는 공동체에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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