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혼수」자리 잡아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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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부인회 12개도시 주부조사>
우리나라 도시주부들은 대부분 혼례의식을 간소화하기 위해서는 함잡이 관행을 생략해야 한다고 여기고있다. 또 결혼당사자들이 주고받는 예물을 줄이는 것보다 신랑친척에게 보내는 예단을 절약하는 것이 혼례비용을 줄이는 첩경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딸이 결혼후 정신적·육체적으로 편하게 지낼수 있기 위해 혼수준비에 무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부인회가 서울등 전국 12개 도시에서 살고있는 주부 1천8백 45명을 대상으로 혼례의식조사를 실시, 최근 전국시도지부장 연수세미나(5∼6일·전주관광호텔회의실)를 통해 발표한 결과다.
혼수마련방법은 살림도구는 여자가, 살집은 남자가 준비하거나(33%), 일절 마련하지 않고 결혼후 각자 사정에 맞게 구입(32.2%)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88년의 조사와 비교해 볼때 혼수일체를 반반씩 부담(74.6%→28.6%)해야 한다는 의견이 크게 줄어든 반면 결혼후 준비(1.3%→32.2%)는 크게 늘어 건전 혼례혼수쪽으로 의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혼수준비가 부담이 되고있는 이유로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고 있는 것은 「결혼후 딸의 편안한 생활」(41.1%), 「여자집이 남자집보다 약한 위치」(12.5%)라는 응답도 많아 봉건적인 남녀차별의식 때문에 혼수에 무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단 대상은 신랑측의 부모·형제자매등 직계만 준비한다는 이들이 절대 다수(62.9%)·신랑예물만 준비하고 친족은 모두 생략(88년8%→91년 21.1%) 하거나 예물 일체를 주고받지 않는다 (88년 1%→91년 8.5%)는 응답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혼례절차비용중 최소화할 품목도 88년 예물(42%)이 으뜸이었던 데서 91년에는 예단(39.2%)으로 바뀌었다.
응답자들이 혼례의식 간소화를 위해 생략해도 좋은 절차로 꼽은 것은 함잡이 관행 51.5%, 약혼식 폐지도 35.7%나 됐다.
한편 신랑에게 주는 예물비용은 대부분 1백∼4백만원(52.2%), 신부에게 주는 예물 비용은 1백∼3백만원(44.7%)정도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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