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문도 넓고 취업도 잘되고…/고교생들 「이과」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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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작년보다 15%정도 늘어/일부학교 교사확보못해 부심
제조업부문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이공계대학에 대한 대폭적인 입학정원 증원을 실시함에 따라 일선 고등학교 이과학급 증설등 고교생들의 이과선호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과의 대학진학문이 문과보다 훨씬 넓어지고 있는데다 대학졸업후취업도 이공계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근 일선고교들이 계열별 학급 편성을 앞둔 고1학생들을 대상으로 문·이과반 지원율을 조사한 결과 이과를 지원한 학생수가 지난해보다 10∼1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각 학교들은 문과반을 줄이는 대신 이과반을 늘리고 일부 사립고에서는 예산부족 등으로 교사확보가 어렵자 학급비율은 그대로 둔채 이과학급 정원만 늘려 문·이과반사이에 학급정원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또 우수학생들이 이과쪽으로 집중되고 있는 반면 문과 고3 가운데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직업 기술을 익히기 위해 직업반을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각종 이과 선호경향이 나타나고있다.
◇이과 선호 현상=경기고의 경우 정부의 이공계대학 증원계획에 따라 내년도 고2학급편성비율을 문과8,이과9에서 문과7,이과10으로 조정했다.
재현고는 3년전만 해도 문·이과반 비율이 5대5였으나 88년부터 4대6으로 조정했으며 내년엔 3대7로 이과 한반을 더늘릴 계획이다.
면목고는 현재 고2의 문·이과반 비율이 4대6이나 고1의 이과지원율이 지난해보다 14%증가,이과반을 증설하거나 이과학급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경희고의 경우 최근 고1을 대상으로 계열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과희망자가 지난해보다 15%늘었으며 인헌고는 1학년 조사결과 고2학급 정원을 문과 44명,이과 53명으로 편성할 계획이다.
중대부고의 경우 고교1년생중 전체 석차 1백등내의 70%이상이 이과를 선택했으며 고3 직업반학생 22명중 18명이 문과생이다.
◇이과선호이유=정부가 제조업분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학과를 중심으로 4년제 이공계대학 입학정원을 96년까지 매년 4천명씩 1만6천명 증원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공계대학의 진학문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 고교들이 앞다투어 이과반을 증설하고 있다.
특히 중·상위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이공계대학 정원이 96년까지 매년 2천명씩 늘어남에 따라 성적우수학생들이 이과쪽으로 몰리고 있다.
◇전망=일선교사들은 남자고교의 문·이과 학급편성비율이 최근 2∼3년간 5대5에서 4대6으로 변했다며 앞으로 3대7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고 1학년주임 김재봉교사(56)는 『고1학생들을 대상으로 문·이과 선호도 조사를 한결과 이과 희망학생이 10%가량 늘었다』며 『정부의 이공계대학 입학정원 집중증원계획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4∼5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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