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작곡가 진은숙 그라웨마이어賞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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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재독 작곡가 진은숙(陳銀淑.42)씨가 클래식 음악상 중 가장 상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그라웨마이어 작곡상(상금 20만달러.약 2억4천만원)의 내년 수상자로 결정됐다.

수상작은 '바이올린 협주곡'. 진씨가 상주(常住)작곡가로 있었던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음악감독 켄트 나가노)가 지난해 1월 20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당시 협연자로 나섰던 바이올리니스트 비비안 하그너는 지난해 5월 서울시향과 이 곡을 국내 초연한 바 있다. 진씨는 내년 2월 20일 런던 바비칸홀에서 이 작품의 영국 초연에 앞서 '진은숙의 음악 세계'라는 제목으로 프리 콘서트 토크를 진행한다.

그라웨이머상은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실업인 찰스 그라웨마이어가 모교에 쾌척한 9백만달러를 기금으로 1985년부터 매년 시상해오고 있다. 작곡상에 이어 세계평화.교육.종교.심리학 부문이 차례로 신설됐다.

진씨는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거쳐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에서 헝가리 태생의 작곡가 기외르기 리게티(80)를 사사했다. 88년부터 베를린에서 독일인 남편, 세살짜리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영국 굴지의 출판사인 부지 앤 혹스 소속 작곡가로 활동 중이며 소리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지녀 세련된 관현악법을 구사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라웨마이어 작곡상의 역대 수상자는 카이야 사레아호(2003.핀란드), 피에르 불레즈(2001.프랑스), 탄둔(1998.중국), 다케미추 도루(1994.일본), 크루시초프 펜데레츠키(1992.폴란드), 존 코릴리아노(1991.미국) 등이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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