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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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35세 된 남자로 2년 전부터 잠자고 일어나거나 머리만 감으면 머리카락이 수북히 빠지더니 한달 전부터 눈에 띄게 숱이 적어지는 것 같다.
특히 머리 중앙부분이 원형 비슷하게 빠져 대머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아버님이 대머리라서 유전이 아닌지, 요즘은 머리감기가 겁나 그저 물칠만 하는데 고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답>30대 중반에 머리 중앙부분이 서서히 빠지고 아버님이 대머리인 것으로 보아 남성형탈모증으로 보인다.
머리털은 대개 하루 0.4cm쯤 자라 40cm가 되는 1천일을 주기로 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머리카락마다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하루 1백개 이하의 탈모증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 경우처럼 20,30대에서 많은 양의 머리가 빠져 눈에 띌 정도라면 병적인 탈모로 볼 수 있다.
탈모의 원인은 정설이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나 임상경험으로 비춰 환자 대부분이 아버지가 대머리이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인 경우가 많아 유전적 원인과 심인성요소를 우선 꼽고있다.
이 경우도 유전적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는 안드로겐이란 남성호르몬의 영향, 머리를 감지 않는 등 너무 민감하게 신경을 쓰는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안드로겐은 모량·두피와의 친화력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이 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머리에 기름기가 많은 사람들이 대개 탈모 증세를 호소한다.
치료로는 탈모 진행을 정지시키고 새로운 모발이 날 수 있게 발모제를 바르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직접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평소 편안한 마음가짐이다.
우선 머리는 기름기를 없애주고 가벼운 몸가짐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감아주는 것이 좋은데, 특히 혈류를 원활히 해줘 두피의 긴장감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가벼운 머리 마사지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다만 모발이나 모근에 손상을 줄 정도로 세게 감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또 모발과 관련 있는 비타민B·아연·철분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항간에 떠도는 대머리 치료약은 독성으로 인해 오히려 두피 손상을 일으킬 염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또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탈모증은 조기 치료 효과가 매우 높으므로 발견 즉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김형옥<가톨릭의대·강남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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