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피겨스케이팅 기보다 미 강조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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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기술이냐, 예술성이냐.』 고난도 회전점프 위주의 「기술스케이팅」이 판을 치고있는 세계여자피겨스케이팅계에 60년대의 부드러운 「예술스케이팅」으로 복귀해야한다는 복고풍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지난 89년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에서 일본의 이토 미도리가 처음 3회전반의 트리플엑셀점프를 성공시키며 동양인으로는 사상 첫 세계챔피언에 올라 기술스케이팅의 문을 열었다. 이후 세계피겨스케이팅계는 90년 미국의 질 트레너리가 이토를 제치고 우승, 우아한 여성미를 강조하는 예술스케이팅이 꽃피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고난도의회전점프를 앞세운 일본계 미국인 야마구치 크리스티가 프리마돈나에 등극, 아직도 기술스케이팅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계피겨스케이팅계가 여성미가 없는 고난도의 기술스케이팅 대신 고전발레스타일의 예술 스케이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피겨스케이팅의 본질적 의미가 스케이팅을 통한 인간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표현하자는 것이기 때문.
예술피겨스케이팅의 대명사격인 페기 플레밍(68년 세계챔피언)은 최근의 피겨스케이팅에 대해 『선수들이 3회전반 이상의 고난도 회전묘기를 위해 점프연습만 한다. 스타일이나 예술성을 무시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고 혹평하고 있다.
세계적 코치인 미국의 파시도 『요즘 피겨스케이팅은 점프에 너무 집착, 고공점프를 위해 스피드스케이팅화하고 있으며 여성다운 몸매의 소유자보다는 점프에 유리한 어린 선수들만 양산, 체조와 흡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현재의 고난도 피겨스케이팅의 추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많다.
베테랑 국제심판인 탱거게일(미국)은 『시대마다 유행의 조류가 엄연히 다르다. 현재의 점프위주의 고난도 피겨케이팅도 시대의 추세이므로 존중해줘야 한다. 현재의 고난도에 세련미와 여성미를 갖춘 스타가 출현한다면 더 바람직한 일이 아니냐』고 옹호하고 있다.
또 그는 『여자싱글에서 트리플엑셀점프를 구사한 선수는 이토 미도리와 91미국 챔피언인 토냐 하딩밖에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현재의 점프피겨스케이팅을 부채질하는 요소는 지난 1월부터 국제빙상연맹(FISU)이 규정종목을 폐지키로 한 것.<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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