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나빠 실직잦아 복수하려 살인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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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대,여의도광장 어린이 덮쳐
19일 오후 4시35분쯤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세상을 비관한 김용제씨(20·무직·주거부정)가 훔친 프라이드승용차를 몰고 자건거 등을 타고 놀던 주말인파 속으로 돌진,윤신재(5·서울 당산2동 크로바아파트)·지현일(12·신봉국교5·서울 봉천10동)군등 2명을 숨지게 하고 김신중군(15·서울 신남중2)등 21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김씨는 이날 KBS본관 앞쪽 여의도광장 서단 주차장에서 갑자기 광장 중앙쪽으로 시속 80㎞ 속도로 눈을 감은채 4백50여m를 지그재그로 돌진,자전거 등을 타고 놀던 어린이·학생 등 시민들을 잇따라 친뒤 새마을봉사대앞 자전거공구함을 들이받아 유아용자전거가 앞바퀴에 걸리는 바람에 더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차에서 내렸다.
김씨는 이어 1백50여m 달아나다 자전거대여소 앞에서 놀던 김병춘양(13·신도림중1)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쇠파이프등을 들고 뒤쫓아온 새마을 봉사대원 김창석씨(35)등 시민8명과 격투끝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시력이 나빠 취직해도 한달이 안돼 번번이 쫓겨나고 형제·친구들에게서도 따돌림받아 사회에 복수한 후 자살할 마음으로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씨는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 국교만 졸업한뒤 84년 상경,서울·부산 등지의 양말공장·중국집 배달원·자동차정비공장 등을 전전했으며 3형제중 막내로 어머니가 14년전 가출하고 아버지는 8년전 음독자살,공장기숙사 등지에서 혼자 생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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