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골프야 놀자Ⅱ③ 우드로 거리 조절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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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부분의 아마 골퍼가 거리를 조절하지 못해 고생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같은 클럽으로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면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남은 거리가 클럽과 클럽 사이(5야드 정도)의 애매한 경우와 그린의 생김새에 따라 런으로 공략하는 게 유리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거리를 조절하는 기술은 한두 클럽 큰 것을 선택해 비거리를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포대 그린과 같은 상황에서 긴 클럽을 쥐고 그린 앞쪽을 겨냥하면, 최소한 그린 에지에 멈추거나 굴러서 그린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짧은 클럽을 선택한다면 빗맞았을 경우 아예 그린에 올라가지 않죠.

큰 클럽으로 5야드를 덜 보내는 것이 작은 클럽으로 5야드 더 보내는 것보다 쉽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무리한 샷은 게임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필즈 오픈이 벌어진 코올리나 리조트 골프코스 6번 홀(379야드.파 4)에서 이런 상황이 자주 나왔어요. 이 홀은 페어웨이에서 그린까지 완만한 오르막으로 돼 있습니다. 티샷을 하면 보통 140야드 전후가 남아요. 그러나 오르막 경사이기 때문에 150야드 정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린 왼쪽에 커다란 벙커가 있을 뿐 굴려서 올리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띄워서 올리기도 하고, 굴려서 올리기도 좋습니다. 연습라운드 때 저는 이 홀에서 거리에 맞는 클럽으로 직접 볼을 올리기도 하고, 한두 클럽 큰 것으로 굴려서 온그린을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 오늘 전해드리는 레슨과 똑같은 상황이죠.

거리를 조절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그립을 적절히 내려잡는 것입니다(사진). 그립을 내려잡으면 그만큼 비거리가 짧아집니다. 하지만 클럽의 로프트가 서 있기 때문에 탄도가 낮아져 어느 정도 런이 생기는 것이죠.

저는 그립을 3cm 정도 짧게 쥐면 반 클럽, 6cm 정도 짧게 쥐면 한 클럽의 거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으니까 먼저 반복 연습으로 자신의 거리감을 찾아야 합니다.

그립의 길이를 제외하면 세트업을 할 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볼 위치를 바꾸면 평소의 탄도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거리 조절이 힘들어집니다. 볼 위치는 평소와 똑같이 서도록 하세요. 펀치샷처럼 의도적으로 낮게 치는 샷이 아니라 클럽의 특성을 최대한 이용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스윙을 할 때 주의할 점은 피니시를 완전히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피니시를 완전하게 하면 런이 많아져 예상보다 거리가 더 나게 됩니다. 백스윙은 평소와 똑같이 합니다. 100%의 백스윙을 하되 피니시의 크기로 거리를 조절하도록 하세요.

멀리 보내는 게 아니라 거리를 줄이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리듬으로 스윙을 해야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어요. 짧게 쥐었으니 평소보다 강하게 친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하면 거리감이 흐트러집니다. 또 피니시의 크기를 조절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이 기술은 드라이버부터 웨지까지 응용 폭이 다양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아주 잘 써먹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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