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15억달러 물어줄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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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MS)가 특허 침해 혐의로 15억2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허 침해 관련 배상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미 샌디에이고 연방지법은 MS가 윈도미디어플레이어에 디지털 음악(MP3) 기술과 관련한 특허 두 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알카텔-루슨트사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이에 MS는 "특허 침해 사실이 없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알카텔-루슨트가 주장하는 두 개 특허 중 한 개는 사용하지 않았고, 나머지 한 개에 대해서는 이미 비용을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에 지불했다는 것이다.

MP3 기술은 루슨트의 전신인 미국의 벨 연구소와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공동 개발했으며, 루슨트는 지난해 알카텔에 합병됐다. 루슨트는 2003년 MP3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이미 특허 사용료를 지불했다는 MS 주장에 대해 알카텔-루슨트는 MS가 무단사용한 기술은 벨 연구소가 프라운호퍼와 손잡고 MP3를 공동 개발하기 이전에 개발한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MS뿐 아니라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생산하는 애플을 비롯해 야후.소니 등 디지털 음악 기술을 이용하는 수많은 국내외 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알카텔-루슨트가 다른 기업을 상대로 비슷한 소송을 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알카텔-루슨트는 다른 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송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MP3 플레이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측은 "MP3 관련 기술이 워낙 복잡하고 MS가 침해한 특허가 무엇인지 정확히 몰라 어떤 영향이 있을지 현재로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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