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제자 돕는 여교사들 새파람 장학회|음악회 열고 생필품팔아 적립|"향학열 좌절. 그냥 블수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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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시내 중·고교에 근무하는 여교사들이 장학회를 만들어 어려운 환경속에서 공부하는 제자들의 앞날을 밝게 열어주고 있다.
새파람 장학회.
지난77년 서울동부교육구청 관내 여교사들의 모임에서 출발한 이 장학회는 수업과 생활지도만도 벅찬 교사들의 희생적인 노력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따뜻한 사랑을 쏟아왔다.
『아직까지 공납금이 없어 하고싶은 공부를 계속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일선교단에 근무하는 저희들이 그냥 앉아만 있을수 없기에 이들에게 작은 용기를 불어넣기위한 활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 장학회 8대회장을 맡고있는 조청자교사(49·신상중·생물)는 『홀로설수없는 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할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면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제자들을 위해 이 모임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새파람」이란 새바람·동풍을 뜻하는 순 우리말로 젊음·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새파람장학회는 지난해10월 제10기 장학생 35명에게 2백51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것을 비롯, 지금까지 모두 1천79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기금으로 1천6백만원을 적립해 놓고 있다.
올해에도 26일 임원회의를 열어 10월중 40여명의 학생에게 3백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장학회 기금은 77년 동부교육구청 여교사모임이 국립극장을 빌려 개최한 「장학기금 모금을 위한 새파람 음악회」에서 얻어진 수익금 1백50만원이 바탕이 됐으며 장학회도 이때 결성됐다.
새파람 장학회 여교사들은 샴푸등 생활용품 제조회사를 방문, 취지를 설명하고 제품들을 싼값에 구입해 동료교사들에게 판매한 수익으로 기금을 늘려왔다.
올해에도 18명의 임원교사들은 서울시내 4백여학교에 치약판매 공문을 보내 8월22일∼9월13일 주문을 받아 3천원짜리 1만상자를 판매했다.
『재학중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졸업한뒤에도 계속 편지를 보내올때 보람을 느낀다』고 밝힌 7대회장 홍종희교사(52·방이중·국어)는 『작은 일이지만 모든게 도와주신 선생님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영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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