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경제] 금감원 PC 오후 6시반 되면 '자동 of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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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후 6시30분이 되면 금융감독원 정문은 퇴근하는 직원들로 북적인다. 오후 9~10시 퇴근이 예사였던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신 새벽부터 출근하는 직원들이 부쩍 늘었다. 이처럼 '올빼미형' 직원이 준 것은 지난해 말부터 퇴근 시간이 되면 컴퓨터 전원을 강제로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팀장급 미만 직원의 컴퓨터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오후 6시30분이면 발동돼 컴퓨터 전원을 자동으로 끈다. 쓸데없이 야근을 하면서 수당을 타는 '얌체족'을 막고, 직원들의 건강도 챙기기 위해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2003년에는 국정감사를 준비하던 직원이, 2005년에는 LG카드 내부자거래 의혹을 조사하던 직원이 과로사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과로로 숨진 공무원은 462명이나 된다. 금감원 복리후생팀 관계자는 "최근에는 랜선을 뽑거나 윈도 프로그램을 다시 깔면 작동을 안 하는 '허점'이 발견돼 프로그램을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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