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쇠붙이도 삭힌다/구로공단 부식도 강원평창의 6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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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황산가스가 주범… 주거지역도 안심못해
서울 공단지역에서는 대기오염이 없는 강원도 산골보다 철·구리등 쇠붙이가 최고 6배까지 더빨리 삭는다. 이는 아황산가스를 비롯한 대기오염 때문이다. 서울 주거지역도 공단지역보다는 낮지만 대기오염이 없는곳보다 2배이상 쇠붙이가 빨리 삭는 것으로 나타나 「쇠도 녹이는 대기오염」이 인체에 미칠 악영향에 우려가 크다.
환경처는 14일 대기오염과 기상요소가 금속부식에 끼치는 영향을 파악하기위해 국립환경연구원과 공동으로 90년 6월∼91년 5월 한햇동안 ▲공단지역인 서울 가리봉역(구로공단지역)과 ▲주거지역인 서울 불광동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않은 강원도 평창군등 3곳에 철·구리·알루미늄등 3종 금속판(크기 10㎝×10㎝,두께 1.2㎜)을 공기속에 놓아둔 뒤 쇠붙이들이 삭은 정도를 측정했다.
측정결과 철은 강원도 평창군에서 1년새 2.77그램 부식된데 비해 서울 불광동에서는 그보다 약 2.7배(7.41그램),서울 가리봉역에서는 약 6배(16.7그램)나 더 많이 삭았다.
또 구리는 강원도 평창군·불광동보다 공단지역인 가리봉역에서 1.5∼2.1배 더 많이 삭았으며 알루미늄의 경우 평창군·불광동에 비해 가리봉역에서 약 1.6배 더높은 부식도를 보였다.
환경처는 이같은 금속부식 현상을 공기오염의 주범인 아황산가스농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이를 줄이기위해 93년까지 경유의 유황성분을 현재 0.4%에서 0.2%이하로 줄이고 ▲벙커C유의 황함유기준도 1.6%에서 1.0%로 낮춰 전국 34개 시군에 확대공급(현재 수도권 20개 시·군제한공급)할 방침이다.
환경처는 또 직업병환자발생으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원진레이온 공장주변 2곳과 불광동에 금속판을 설치,공기오염과 쇠붙이부식의 상관관계를 계속 조사해 효율적으로 대기오염을 낮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아황산가스 농도는 가리봉역이 연평균 0.067PPM으로 장기환경기준(0.05PPM)을 넘는등 전국대도시·공단지역등에서 심각한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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