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악제 마당놀이도입 신명난 축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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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악계의 연중 최대 행사로 손꼽히는 대한민국 국악제가 선명한 주제설정, 관객과 좀더 가까이 흐흡할 수 있는 마당공연 도입등 모처럼 참신하게 기획돼 기대를 모은다.
올해로 열한번재 맞는 이번 국악제는 「민속의식음악」, 즉 굿음악을 주제로 l4∼17일 KBS홀에서 열릴 예정.
서울굿·남도 씻김굿·동해안 별신굿등 한국의 대표적 굿음악 명인들이 직접 출연하는 마당공연(오후6시부터 약90분간)에 이어 각각 여기에서 파생된 창작음악들이 무대공연(오후8시부터 약50분간)을 통해 선보인다. 또 한국 고유의 축제형식을 살려 비나리(고사·덕담·축원)와 인간문화재 이동안씨의 줄타기 및 진쇠춤, 김덕수패의 사물놀이등으로 꾸미는 앞풀이와 뒤풀이를 두고 마당공연장 주변에 난장을 벌여 축제분위기를 북돋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악제가 작품선정에 대한 원칙도없이 다양성만 고려한 나머지 창작음악에 소홀하고 진지성과 깊이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데 비해 올해 국악제는 기획력이 돋보인다.
「민속놀이와 의식음악」을 주제로한 14일 첫날 공연은 이동안(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발탈 기능보유자) 김대균(한국민속촌 민속공연 놀이패) 김복섭(전통민속놀이 명인)씨와 김덕수패 사물놀이등이 출연하는 앞풀이·마당공연으로 시작된다. 무대공연에서 KBS국악관현악단은 이상규씨의 지휘로 위촉작품인 『아수라』(김영동)와 『굿을 위한 관현악』(김희조)외에 『아리랑 홍』(박일훈)을 연주한다.
15일은 「이지산과 경기무속음악」순서. 이지산·임기옥씨등 전통 무속 명인들이 서울굿음악을 원형대로 재현하며, 박범당씨가 지휘하는 중앙국악관현악단이 무대공연을 맡아 위촉작품 『당악을 주제로한 합주곡-신내림』(박범훈), 『창과 관현악을 위한 대감놀이』(이인원)등을 연주한다.
l6일은 「박병천과 남도 무속음악」.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 씻김굿 기능보유자 박병천·김대례씨등이 진도지방에서 전승되어온 굿음악으로 마당공연을 꾸민다. 무대공연에서는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김용만씨 지휘로 위촉작품 『신굿서곡』(이상규), 『성악과 관현악으로 엮은 씻김』(이정란)등을 연주한다.
마지막 17일은 「김석출과 동해 무속음악」.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동해안 별신굿 기능보유자 김석출·김유선씨 일행이 부정굿·골막이굿·조상굿등으로 구성된 동해 무속음악을 선보인다. 김영동씨가 지휘하는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무대공연을 맡아 위촉작품 『동해안 별신굿을 위한 되돌이』(김영동), 『춤을위한 부새바람』(이해식) 등을 연주하며 김석출씨 일행의 뒤풀이로 이 국악제는 모두 끝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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