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벼룩 찾으러 벼룩처럼 튀는 꼬마 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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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스타 벼룩을 찾아라 얀빌럼 판 더 베이떠링 글, 자비네 빌하름 그림, 이옥용 옮김, 보물창고, 64쪽, 9500원,

이제 막 읽기 독립이 된 아이들을 위한 탐정소설. 서커스단의 '스타 벼룩' 실종 사건을 맡은 꼬마 탐정 오위겐이 애완견 표도르와 함께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서커스 단장의 딸인 아하루는 서커스단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타 벼룩'을 찾으려고 오위겐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벼룩이라고?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벼룩을 찾는 일에 오위겐은 진지하다.

벼룩이 사라진 곳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그 뒤를 쫓기 시작한다. 오위겐이 해야 할 일은 하나 더 있다. 바로 표도르 목욕시키기. 엄마가 시킨 일이다. 그런데 그 목욕이 바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됐다. 표도르 꼬리에 살던 벼룩이 물을 피해 밖으로 나왔고, 이제 묘기를 부리기 싫다는 스타 벼룩 대신 서커스단에 들어간다.

어른의 논리적 잣대로 들여다보면 '정신없는' 이야기다. 벼룩을 찾다가 엄마와 전화하고, 간식 먹다가 표도르 목욕시키고….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사실은 실제 아이들과 꼭 닮은 꼴이다. 하지만 어른이 읽지 못할 뿐 아이들 계산으론 그게 제 순서인 것을. 끝내 목적을 이루는 결말이 아이들에게 만족을 줄 법하다.

이 책의 또다른 묘미는 그림이다. 글 내용 만큼이나 많은 정보를 그림이 담고 있다. 콧구멍 파는 오위겐, 잘 토라지는 아하루를 찾아보고, 글에는 등장하지 않는 새.곰.오리 등의 움직임을 그림을 통해 따라가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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