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내수의 힘' 형편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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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내수부문이 기여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낮아 국가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발표한 '우리 경제의 부문별 성장 기여율'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간 평균 내수의존도는 65.4%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122.7%).영국(118.7%).프랑스(126.4%)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96.5%)에도 못 미치는 비율이다. 우리나라의 1990년대 10년간 평균 내수의존도는 106.1%였다. 내수부문 중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율은 90년대 56.4%에서 2000년대 6년간 33.3%로, 설비투자의 기여율은 14.6%에서 6.9%로 감소했다. 반면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45.7%에서 105.2%로 높아졌고 수입의 기여율도 50%에서 71.7%로 증가했다. 대한상의 손영기 경제조사팀장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국내소비와 투자는 부진했지만 수출은 급증하는 구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제한된 품목에만 집중된 수출 위주의 성장이 지속된다면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성장이 심화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환율과 유가 등 대외 충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 팀장은 "이 같은 경제 구조에서는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수단에도 한계가 생기게 된다"며 "신흥공업국가에 수출시장이 잠식당할 경우 성장률이 급락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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