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소녀」찾습니다/「산과」수술→퇴원→감염 판명/종합병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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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가명 입원… 거주지 못찾아/이성 접촉통한 확산 우려/수술담당 의사·간호사도 “불안”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산부인과」수술을 받은 10대소녀가 혈청검사 결과 에이즈 감염자로 퇴원후 판명돼 보사부가 이 「이름모를 소녀」의 행방을 전국에서 찾고 있다.
또 병원에서는 수술에 참여했던 의사·간호사·검사 요원들이 감염 불안에 떠는등 때아닌 에이즈 공포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신원이 확인된 에이즈 감염자가 당국의 관리를 벗어나 잠적한 사례는 있었으나 익명인의 잠적후 감염 확인은 이번이 처음이며 성관계 등을 통한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문제의 소녀는 지난달 24일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서영희(19)」란 가명으로 국부열상 봉합수술을 받고 즉시 퇴원했다.
병원측은 에이즈방지 관련 규정에 따라 이 소녀에 대해 혈청검사를 한 결과 소녀가 퇴원한 이틀후인 지난달 26일 에이즈 양성반응이 확인됐다.
병원측은 이 소녀의 입원 및 수술기록 일체를 27일 국립보건원에 넘기고 진료카드에 적혀있는 주소지로 병원관계자를 보냈으나 성명·주소지가 허위로 기재돼 아직까지 소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소녀의 수술을 집도했던 이 병원 의사(산부인과 전문의)는 이 여성이 성관계도중 『국부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며 『여러 상황으로 보아 윤락여성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소녀의 혈청은 국립보건원에 보내져 현재 2차검사가 진행중이나 1차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난 경우 90%이상 에이즈로 판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 보건원측은 『서양의 경우 에이즈 보균여부에 대해 현재로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보사부가 현재 에이즈환자는 1백43명으로 모두 관리되고 있다고 발히고 있으나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에이즈 보균자는 이보다 4∼5배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사부는 최근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1백57명의 에이즈 환자가 발생해 이중 1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출국,현재 1백43명이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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