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구 경제공동체 제안/러시아공/“15개공모두 경제협정에 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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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로이터=연합】 소련 러시아공화국 지도자들이 3일 인민대표대회 이틀째 회의에서 소련의 경제체제를 「송장」이라고 표현하며 연방 15개 공화국은 물론 동유럽 국가들까지 망라한 주권국가들의 경제 공동체로 경제체제를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반 실라예프 연방 총리겸 러시아공화국 총리는 이날 인민대표대회 연설을 통해 『경제연합체를 소련내 15개 공화국으로 국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불가리아나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등 우리의 경제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가들의 참여가능성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도 3일 소련의 15개 공화국 가운데 거의 모든 공화국들이 경제마비 현상을 막기 위한 경제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인민대표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공화국간 경제협정이 소련의 생산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제로 15개 공화국 모두가 경제협정을 체결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실라예프 총리는 인민대표대회가 휴회된 사이 기자들과 만나 『쿠데타 이후 인민들이 지쳐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격 요법은 피해야 한다』면서 서방 경제 전문가들,특히 은행가들을 초청해 소 경제진로에 관한 자문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라예프 과도 내각의 경제 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급진 경제학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는 『소 경제의 자유화를 위해 보다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강경 발언으로 실라예프 총리와는 상반된 입장을 보여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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