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놀자] 해외 부동산 펀드 vs 해외 부동산 주식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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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중국 펀드에 이어 해외 부동산 펀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급증한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액은 1월 말 4조3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4개월간 판매액이 전체 판매량의 74%인 3조2000억원에 달할 정도입니다.

인기의 배경은 해외 부동산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리고 판매사들이 해외 펀드 상품을 다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해외 부동산 펀드가 올린 수익률은 지난해에만 29.4%,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147.3%에 달합니다. 5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누적 수익률이 152%임을 감안하면 높기는 하지만 그리 매력적이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해외 부동산 펀드가 관심을 끄는 것은 수익률 변동성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아주 낮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과거 10년간 연수익률 평균 편차 값, 즉 수익률 변동성이 28.7%인데 반해 해외 부동산 펀드는 10.9%에 불과합니다. 연도별 수익률의 오르내림이 국내 주식형 펀드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얘기죠.

국내에서 시판 중인 해외 부동산 펀드는 직접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아니라 해외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펀드(리츠.REITs)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입니다. 그런데 리츠 재간접 펀드는 리츠의 거래량이 적을 경우 환금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부 해외 상장 리츠는 수억원의 매매 주문에도 가격이 급등락할 정도로 거래량이 적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환금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펀드가 해외 부동산 주식 펀드입니다. 주로 부동산 개발 및 관리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일종의 섹터 펀드입니다. 해외 부동산 펀드와 해외 부동산 주식 펀드의 과거 10년간 수익률은 비슷합니다. 해외 부동산 펀드가 188%로 220%인 해외 부동산 주식 펀드보다 조금 낮지만, 연도별 수익률 변동성은 각각 10.9%, 15.4%로 해외 부동산 펀드가 작습니다.

시판 중인 해외 부동산 재간접 펀드는 대부분 상장 리츠와 부동산 관련 기업주식 모두에 투자합니다. 대량 환매 청구에 따른 상장 리츠의 유동성 위험을 축소하기 위한 운용 전략의 하나입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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