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가장큰 고민은 "부부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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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주부들의 고민중엔 남편의 외도·성격부조화등으로 인한 부부관계 문제가 가장큰 비중을 차지하며 수년전에 비해 자아갈등으로 고민하는 주부들의 숫자도 크게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89년6월 사단법인 한국카운슬러협회가 개설한 「주부들의 전화」가 지난 2년간 접수된 2천2백여건의 상담사례를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부부간의 갈등으로 인한 상담이 해마다 전체 상담의60% 이상을 차지해 많은 주부들이 부부관계 문제로 고민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부부간에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남편의 외도(38.1%), 성격부조화(21.3%), 이혼문제 (8.7%), 성트러블(7.8%)등이 있었는데, 특히 남편의 외도·성격부조화로 인해 이혼을 고려해본적이 있다는 주부들이 상당수여서 이들 문제에 대한 고민의 정도가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부부간 문제중엔 부인의 외도도 5.7%가 포함돼 있는데, 외도의 동기로는 성격부조화(25.6%)와 남편의 외도에 대한 반발(17.9%)이 절반 가까이 됐다.
한편 2년전에 비해 주부들의 자아에 관한 갈등이 두배가 넘게 증가한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인데, 올해 전체고민의 10.8%가 자신의 현재위치, 역할갈등, 미래의 자기모습에 대한 불안등 주부 자기자신에 대한 고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사회할동을 하는 주부들이 늘어나며 주부들의 자아의식이 크게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 고부간의 갈등에 대한 고민도 89년 4.2%이던데서 올해는 8%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34.9%), 아들에 대한 지나친 애착(20.8%), 시어머니의 자녀에 대한 심한 경제적 의존(12.1%)등이 문제가 됐다.
또 대부분의 주부들이 시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여기는등 갈등의 정도가 심각해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예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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