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관광 근절위한 YMCA프로그램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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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동남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매춘관광과 여성노동의 착취는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가부장적 사회가 낳은 비인도적 현상입니다.』
23∼30일 서울 힐튼호델에서 열리고 있는 제12차 세계YMCA대회의 사전대회로 22,23 양일간 열렸던 여성대회 준비위원장인 캐나다의 프랜시스 래이번스버겐(35).
88년 여성대회이후 두번째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YMCA내에서의 여성문제와 함께 아시아 매춘관광실태와 여성노동의 착취문제가 주요안건으로 다뤄졌다.
『3년전 이번 대회의 안건을 정하며 매춘관광이 존재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는데, 컬러TV나 세탁기등을 사기위해 가족들이 12세된 소녀까지 팔고 있다는 이번 여성대회를 위한 태국 현지실태을 듣고는 경악했습니다.』
래이번스버겐은 동남아지역의 관광매춘은 절대빈곤과 소비재의 유혹, 딸을 소유물로 여기는 가부장적 태도등 개인적 이기심과 수백만달러의 매춘산업 수입때문에 정부와 지역사회가 이를 묵인·방조하고 있어 근절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어린이·여성이 착취당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유린당하는 매춘관광산업은 지구상에서 사라져야한다고 생각하고, YMCA를 통한 장기적 교육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그것은 전세계 YMCA조직을 통해 매춘관광의 비윤리성을 알리고, 관광목적을 문화관광으로 돌리려는 교육적 노력으로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도 현재 착취당하고 있는 여성과 어린이를 구제할 수 없는 것이 곤혹스럽습니다.』 래이번스버겐은 매춘여성뿐 아니라 홍콩등에 가정부로 나가 있는 동남아여성들의 노동착취 또한 극심한 인권유린의 현장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세계 도처에서 여성이 착취당하고 존엄성을 유린당하는 마당에 인도주의를 논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지만 『눈을 감아버리는 것은 더나쁜 일』이라고 말한다. YMCA 여성운동은 아직 시작단계이나 이러한 조직적 운동을 통해 점진적이나 지속적으로 여성권위신장에 노력하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3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래이번스버겐은 캐나다 YMCA여성위원회위원장·YMCA세계연맹위원장 등을 역임한 캐나다의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꼽힌다. <양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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