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박근혜, '참 나쁜 대통령' 전철 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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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명박 전 시장에 맞불을 놓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 살리기 투어'와 '사람경제론'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박 전 대표의 야심작이 이명박 전 시장이 아닌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에 의해 딴지가 걸렸다. 권 의원은 7일 '권영길의 국회통신'을 통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

그는 박 전 대표에게 띄우는 편지에서 "신문에서 박 전 대표의 '사람경제론'을 보는 순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내 자신이 오래 전부터 '사람경제론'을 주창해왔기 때문이다"면서 "내가 '자본중심 경제'를 '사람중심 경제'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해 왔는데 얼마나 반가웠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권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사람중심 경제론'을 흡족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그러나 흡족한 마음은 이내 사라졌다"면서 "명칭은 둘 다 똑같은 '사람경제론'이면서도 내용이 판이하게 정반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권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사람경제론의 내용으로 7% 경제성장과 연 60만개 일자리 창출을 말했다. 그런데 7% 경제성장률과 매년 50만개 일자리 창출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라면서 "바로 박 전 대표가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씀하셨던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2002년 대선 공약 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나는 노무현, 이회창 후보와 함께 TV 토론을 하면서 여러 차례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기에 지금까지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고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는 어쨌거나 '참 나쁜 대통령'의 전철을 되밟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7일 경남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권영길 의원이나 민노당 식으로 생각한다면 허황되고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저는 가능하다"며 맞받아쳤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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