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놀자] 중국 펀드 바로 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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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연초부터 중국 펀드 바람이 드세게 불고 있습니다. 올 들어 해외펀드에 몰린 자금 2조원 중 9000억원이 중국 주식펀드에 유입됐다니 참 대단한 열기입니다. 그러나 '묻지마' 투자 후유증은 심각합니다. 차분히 따질 건 따져봐야겠죠.

중국 주식시장은 초고속 경제성장이라는 낙관적 요소가 있음에도 단기적으론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습니다. 연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몰려드는 외국인 투자자금은 중국 주가전망을 밝게 해줍니다. 그러나 한국 주식의 두세 배에 달하는 주가 수준(PER 기준), 불투명한 경제정책은 언제든지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들입니다. 2001년 이후 지속된 9% 이상 고성장에도 불구, 2004년과 2005년 중국 증시는 2%대 상승률밖에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은 중국시장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투자자들이 많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중국 펀드는 다 같은 펀드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중국 주식시장은 크게 본토시장(상하이 A주.B주, 선전 A주.B주)과 홍콩시장(H주.레드칩)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A주식은 내국인 전용, B주식은 외국인 전용 주식을 의미합니다. 홍콩 H주식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업 주식을 말하며, 레드칩은 중국 국영기관이나 성(省).시(市) 등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홍콩 상장기업을 뜻합니다. 2003년부터는 외국인도 적격투자가(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자격을 취득하면 A주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장은 바로 A시장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주로 B주식이나 홍콩증시에 투자됩니다. QFII를 취득한 국내기관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죠. 결국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 주식펀드의 성과는 대부분 중국 본토보다 홍콩의 성과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그 결과 상하이 증시가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음에도 최근 국내 판매 중국 주식펀드 수익률이 저조했던 것입니다. 심지어 일부 중국 펀드는 대만 주식까지 투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판매회사를 통해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중국 주식펀드가 어떤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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