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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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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오는 9월초 문을 여는 KBS홀(1건9백60석) 개관기념 오페라공연을 둘러싸고 석연치않은 잡음이 일고있다.
당초 민간오페라단인 오페라상설무대(대표 김일규)가 KBS문화사업단으로부터 이공연을 의뢰받아 출연및 의상·무대장치·제작에 관한 계약등 공연준비를 서둘렀는데 원래의 공연일정을 약1개월 앞두고 KBS측이 약속을 바꿔 한국오페라단(대표 박기지)에 공연을 의뢰했기 때문.
○···KBS문화사업단 실무자가 오페라상설무대에 이공연을 의뢰한 것은 지난 6월24일. 이에따라 오페라상설무대는 9월5∼8일 8회에 걸쳐 도니제티의 3막오페라『루치아』를 공연키로하고 2억5천만원의 제작비를 KBS로부터 지원받기로 했다.
한편 KBS측은 기구개편 및 인사문제로 정식계약은 7월20일 후에나 가능하다고 했다.
○···오페라상설무대측은 이탈리아 라스칼라극장 연출가·조명및 무대장치 디자이너 등을 초빙하고 의상도 이탈리아에서 대여키로 했다. 또 소프라노 김영미씨등 국내외 성악가들과 출연·연주교섭을 하며 이탈리아측의 계약도 끝맺어 항공권을 예약하고 연출진행일정까지 받아놓았다.
○···이렇게 공연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난데없이 공연단체를 한국오페라단으로 바꾸기위한 외부의 입김이 여러모로 거세게 작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KBS측은 1억5천만원과 입장권매표액의 50%만 지급하겠다고 오페라상실무대에 통보했다. 오페라상설무대는 공연준비가 상당부분 진척된 상태여서 제작비(약2억7천만원 추정) 문제로 취소할수는 없는만큼 KBS의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계속 준비작업을 강행했다.
○···KBS측이 느닷없이 공연을 1O월18일로 연기했으며 오페라상설무대·김자경오페라단·한국오페라단등 세 단체의 공연계획서를 놓고 8월1일 KBS문화사업단 박근주사장주재회의에서 무료로 결정키로 했다고 통보한 것은 7월31일. 8월l일 표결에선 한국오페라단이 『토스카』를 공연키로 결정했다.
오페라상설무대는 어쩔수없이 연출가및 출연진들에게『루치아』공연이 취소됐다고 알렸으나 해외에서 거센 항의및 손해배상청구 전문이 날아오고 이미 발송된 무대장치제작도면과 의상·소품스케치및 오키스트라악보등이 속속 도착.
손해배상금만도 최소 3천만원 이상을 지불하게된 오페라상실무대 김대표는 『스스로 정한 적도 없는 공연을 의뢰받아 성실히 준비했는데 이같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게됐다』며 KBS측이 모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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