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대립 종지부 찍을것”/북한 유엔가입 고립탈피 위한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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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랑스 르몽드지 사설에서 강조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신청에 대해 서방 언론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유력일간지 르몽드는 6일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한 유엔가입이 승인될 게 확실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이는 지난 40년간 계속돼온 한국의 외교적 비정상상태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날 1면 사설에서 북한의 유엔가입신청을 외교적 고립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하고,만일 앞으로 남북통일이 이뤄질 경우 그것은 「독일식 시나리오」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따.
다음은 르몽드지 사설의 요약.
『북한보다 한달 낮은 지난 5일,한국이 유엔가입신청서를 정식 제출함으로써 두개의 한국의 유엔내 공존이 가능하게 됐다.
8일 유엔안보리가 양국의 가입신청을 승인하고 나면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양국에 대한 유엔가입이 확정될 것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두개의 한국의 유엔가입은 지난 40년간 지속돼온 외교적 비정상상태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
한국전쟁 이래 양국을 갈라놓고 있는 38선을 따라 유엔군이 주둔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냉전의 마지막 보루인 남·북한이 유엔이란 국제기구의 밖에 방치돼왔다는 사실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
북한 김일성 정권은 통일이란 명분을 내세워 그동안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에 완강히 반대해왔다.
남·북한 국가연합의 형태하에서 하나의 대표가 6천5백만 한민족을 유엔에서 대표해야 한다는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그러나 김일성의 이같은 주장은 수많은 법적·실제적 장애를 안고 있는게 사실이다.
모스크바와 북경으로부터 차례로 버림받아 외교적 고립상태에 빠진데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북한은 지난 5월 결국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북한이 한반도를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자기방식으로 통일하겠다는 희망까지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북한의 끈질긴 노력이 바로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김일성이나 그의 후계자인 김정일은 북한이 한반도전체를 대표해야 한다는 의욕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북한보다 인구도 많고,훨씬 발전해 있으며,훨씬 민주적인 남한은 오늘날 국제무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로 등장했다.
따라서 만일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진다면 그것는 독일식 시나리오에 따른 통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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