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도 대표선수 귀순/바르셀로나 출전 이창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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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불서 탈출 4일 김포 도착
지난달 하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17차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 주장으로 출전했던 이창수 선수(24·북한공훈체육인)가 유럽주재 한국공관에 귀순을 요청,4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관계기사 19면>
북한의 운동선수가 귀순해 오기는 이씨가 처음이다.
이씨는 대회가 끝난후인 1일 국제열차편으로 모스크바로 가던 도중 프랑스에서 열차를 뛰어내려 귀순을 요청했었다.
비행기를 내린 이씨는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등 여유있는 모습으로 『자유세계에 무사히 오게돼 기쁘다』『한국에서도 유도선수로 뛰고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귀순동기에 대해 『교포총국의 지도원이던 아버지가 상부의 뇌물요구를 거절해 직장을 빼앗긴뒤 무보수로 강제노동을 하고 있고,운동선수이던 형과 동생도 모두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됐으며 나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탄광에 보내져 사상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불안감을 느껴왔다』고 말하고 『대회전부터 귀순을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어떻게 됐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지금쯤 모두 평양에서 쫓겨났을 것』이라며 『그러나 자식이 자유 찾아갔다면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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