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생활 담은 폰카 동영상 떠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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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개인 간 파일 공유) 사이트를 통한 개인 정보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사생활 동영상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어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직장인 최모(31)씨는 최근 회사 동료에게서 놀라운 사실을 전해들었다. P2P 사이트를 통해 일반인들의 사생활이 담긴 휴대폰 카메라(이하 폰카)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료가 얘기해준대로 P2P 사이트에 폰카 동영상의 확장자명을 검색하자 수백개의 동영상이 쏟아졌다. 최씨는 "친구들끼리 장난치면서 찍은 동영상은 물론 부부간의 성생활을 담은 동영상도 있었다"고 전했다.

개인의 폰카 동영상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폰카 동영상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동영상 확장자명(.wma .avi .mov)이 아닌 .k3g .skm 등의 코덱 확장자명을 사용한다. 촬영 후 제목을 따로 수정하지 않으면 촬영일자와 자체 일련번호가 제목으로 자동 저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P2P 사이트에서 동영상 확장자명을 검색한 경우 촬영일자와 일련번호를 제목으로 가진 동영상이 수백개씩 노출된다. 내용은 가벼운 셀프 카메라에서부터 은밀한 사생활까지 다양하다.

과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노출 역시 여전하다. P2P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이력서' 등의 검색어를 금지시켰지만 편법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P2P 사이트에서 '력'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수십개의 이력서가 노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P2P 사이트에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려면 P2P 프로그램 자체의 공유 한도 설정에 신경 써야한다.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때 자동설치보다 수동설치를 이용하고 공유 폴더를 지정할 때도 'C드라이브(C:)'나 '내문서(My document)' 등을 사용해 디렉터리 전체가 공유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회사 사무실 등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PC나 개인정보 파일이 많은 PC에는 가급적 P2P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인터넷에 흘러다니던 악성 코드가 공유 파일 형태로 PC에 유입될 경우 해킹 위험이 높아지고 공유 범위도 임의로 조정될 수 있어 P2P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급적 접속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철수연구소 강은성 상무는 "P2P 프로그램을 이용해 확산되는 바이러스나 정보를 몰래 빼내가는 트로이목마 등의 악성코드가 적지 않다"며 "P2P 프로그램을 통한 악성코드의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PC용 보안 제품을 설치하고 항상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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