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의안」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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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교통사고나 산업 재해 등이 늘어나면서 눈을 심하게 다쳐 부득이 안구를 제거하고 의안을 착용하는 사람이 늘고있다.
기존의 의안은 움직이지 않고 고정돼 있으며 때로는 바깥으로 탈출하는 경우도 있어 불편하고 외관상의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해 정상적인 눈과 거의 같이 움직이는 의안 술이 국내에도 도입됐다.
연세대의대 이상렬 교수 (안과)는 『우리 눈은 사시가 아닌 이상 양눈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정상이지만 기존의 의안은 움직일 수 없게 고정돼 있어 보기에 흉할 때가 많다』며 『움직이는 의안술은 의안이 정상안 같이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용상의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의안술은 2단계로 시행된다. 먼저 안구를 제거한 뒤 텅 빈 공간을 직경 1.5cm정도의 둥근 충전물로 채운 뒤 여기에 6개의 안근을 정상안과 같은 위치에 부착시킨다.
이때 충전물은 산호에서 추출한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란 물질로 작은 구멍이 많이 뚫려 있어 혈관 조직이 자라 들어가 우리 몸의 한 부분같이 연결되기 때문에 위치 변동이나 탈출을 막을 수 있다.
1단계 수술로부터 4∼6개월 후 혈관 조직이 증식되면 충전물 바깥으로 의안을 끼우는 2단계 수술을 한다. 의안은 콘택트렌즈 같은 모양으로 두께는 약 5mm정도. 정상 안처럼 눈동자·모양체 돌기둥이 그려져 있다.
2단계 수술에서는 의안의 후면과 1단계 수술 때 박아둔 충전물에 구멍을 뚫고 여기에 일종의 못을 박아 의안과 충전물이 연결되도록 한다. 충전물에는 6개의 안근이 연결돼 있어 근육의 움직임이 의안에 전달돼 정상 안처럼 운동하게 된다.
움직이는 의안 술은 미국의 페리 박사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지난 89년 FDA (미 식품·의약국)로부터 승인됐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난 3월 이 교수에 의해 첫 수술이 시행됐다.
이미 의안을 착용한 사람은 6개의 안근 중 4개만 찾을 수 있으면 움직이는 의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비용은 2백만∼ 3백만원 선 .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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