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올림픽 코앞인데…' 느긋한 아테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요즘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는 도시 전체가 공사판이다. 건설 현장에서 토해낸 먼지가 수천년의 유적들을 뒤덮었다. 올림픽을 위한 준비작업이다. 얼핏 보면 자연스럽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좀 이상하다. 올림픽은 내년 8월 13일 개막한다. 불과 8개월 남짓 남았다. 지금쯤이면 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어야 한다.

현장을 보자. 메인스타디움과 국제방송센터 및 미디어센터.선수촌 등 핵심시설 공사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공항과 올림픽단지.도심을 잇는 지상 전철은 철로가 지나갈 자리만 파헤쳐 놨을 뿐이다.

24일(현지시간) 아테네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직접 찾아갔다. "공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건 정부 소관이다. 다만 '인간의 눈금(Human Scale)에 입각한 독특한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점만은 분명히 밝혀둔다." 피에르 코스모비스(31) 조직위 홍보담당관의 설명이다.

아테네 주재 한국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는 "아테네는 '고대와 현대가 함께 하는 올림픽', '인간 본위의 올림픽'을 주창하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그리스식으로, 다시말해 고대식으로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아예 '마이 웨이'를 외치고 나왔다는 얘기다. 조직위 앞마당에는 공원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홍보국 직원에게 언제쯤 공원을 볼 수 있을지 물어봤다. 대답은 간단했다. "돈 노(몰라요)!"

아테네=진세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