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남·울산 "상암서 붙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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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팀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가 FA(축구협회)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전남은 25일 8강전에서 '제철가 형님'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눌렀고, 울산도 연장 후반 2분 수비수 유경렬의 골든골로 대구 FC를 따돌리고 4강에 올랐다.

포항과 전남이 맞붙은 구미시민운동장. 전남과 포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지난해에 이어 또 8강전에서 만난 데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처음으로 두 팀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전남은 "포항은 올해 우리에게 승점 12점(전남 4전승)을 보태준 팀"이라며 "원래 자식 중에 막내가 제일 예쁜 법"이라고 주장한 반면, 포항은 "지난해에도 8강전에서 우리가 2-1로 이겼다"며 "장남 잘되는 것을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라는 말로 서로 朴명예회장의 마음이 자신들 쪽에 있다고 주장했다.

뚜껑을 열자 올 시즌 정규리그 4위 전남의 경기력이 7위 포항을 압도했다. 전반 초반부터 전남은 매섭게 밀어붙였다.

전반 37분 전남 미셸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에 있던 비에라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비에라는 가슴으로 공을 트래핑 한 뒤 시저스킥을 시도했고, 공은 포항 골네트를 가를 듯 날아갔지만 조준호가 가까스로 쳐냈다. 후반 17분 이따마르를 막던 포항 수비수 최윤열이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조준호는 이따마르가 골네트 왼쪽을 겨냥해 찬 공을 전광석화처럼 몸을 날려 쳐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후반 37분 노병준의 크로스를 비에라가 헤딩슛, 공은 이때까지 선방하던 조준호의 손끝을 거쳐 골네트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구미=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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