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카메라 출동 사회비리 고발 "한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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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뉴스의 생명으로 신속성과 정확성을 꼽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TV 뉴스는 영상까지 겹쳐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아두는 힘이 처지면 외면 당하기 십상이라는 것도 상식에 속한다.
MBC-TV의 『카메라 출동』은 이 점에서 발군이다.
TV 카메라의 강점을 십분 활용, 최근 살아 있는 곰의 쓸개즙 추출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카메라 출동』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사회의 문제점과 부조리 장면을 화면으로 잡아 함축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심심찮게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교통법규 위반 차량 운전자들로부터 돈을 건네 받는 교통경찰관의 부조리 장면을 생생히 보도하는 등 그 동안 적지 않은 히트 작을 기록한 이 『카메라 출동』의 제작 인력 구성과 운영은 다소 독특하다.
방송사로는 드물게 전담 팀 제도를 도입한 게 지난해 3월. 취재 기자와 카메라 기자가 따로 움직이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아예 취재·카메라 기자 1명씩을 한 팀으로 묶고 기획·토의를 하든, 밤을 새우든 함께 움직이게 만들어 「살아서 움직이는 TV 뉴스」를 제작하자는 취지에서였다.
따라서 70년대 중반부터 88년까지 운영되던 이 프로그램의 전신격인 『카메라 고발』과는 성격이 달랐고 「파고드는」 TV 뉴스의 색다른 분위기가 시청자들의 입맛을 돋웠다.
보도국 기동취재반 소속인 이들 팀은 현재 반장인 유희근 부국장 대우 부장(45)을 축으로 신강균·권오성기자와 정형일·최경진기자 등 두 팀이 운영되고 있다.
취재원은 다양한 편이다. 초기에는 집중 기획으로, 시간이 흐르면서는 하루 수십 건씩 들어오는 시청자제보 등을 바탕으로 했다. 요즘은 다시 기획·제보·각종 광고물 등을 망라해 스스로 취재 거리를 찾아 나선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남의 아픈 데만을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 어려움도 뒤따른다.
『개인·회사·기업체·관공서 등 좋지 않은 짓을 저지르는 대상을 찾아내 보도하다 보면 때로 인간적 괴로움이 없을 수 없습니다. 죄는 밉지만 어쩔 수 없이 가족과 조직의 구성원들이 보게 되는 정신적 피해 때문이지요.』
자칫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고발 프로의 객관성 유지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유반장의 말이다.
전국의 어느 곳이든 마다 않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카메라 출동』은 간혹 시행 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환경파괴·공무원비리·기업비리·인권유린 등 각 분야의 문제점을 골고루, 또 제대로 짚어 왔다는 고무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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