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합병·인수 바람/올 백여건 성사·추진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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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금난 시장개방등에 대응
지난해까지만해도 거의 눈에 띄지않던 중소기업간의 합병·인수(M&A)가 올들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기술개발 컨설팅·대신증권·산동회계법인등 국내 10여곳 M&A 전문기관들의 추정에 따르면 올들어 이미 성사됐거나 진행·상담중인 중소기업간의 M&A가 줄잡아 1백건에 이르고 있다.
이같이 중소기업간의 M&A가 활발한 것은 인력·자금난의 2중고와 시장개방등 급작스런 경영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기술개발 컨설팅의 경우 지난 6월초 경기도 안산시의 자동차부품업체 T기업이 같은 업종의 서울 구로동 A기업을 인수한 것을 비롯,올들어 중소기업의 M&A만 모두 48건을 맡아 성사시켰거나 진행중이다.
이중 외국기업과의 M&A는 모두 12건으로 미국전자업체 B사가 같은 업종의 국내 중소업체를 사겠다는 1건을 제외한 나머지 11건은 국내업체가 외국기업을 사겠다는 것(미국 8건,유럽 3건,일본 1건)이어서 중소기업의 해외투자 진출이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총 48건중 매각의뢰가 28건으로 인수희망 20건보다 더 많았으며 업종별로는 전자·섬유·기계·화학등 이른바 「인력난업종」이 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5월초 M&A전문부서를 발족시킨 대신증권도 이미 중소기업의 M&A만 10건을 맡아 진행중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M&A가 크게 늘어난 것은 매각·인수업체 모두에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있는 중견중소기업이 기술은 있으나 자금이 없는 중소기업을 인수,기업규모를 늘릴 수 있고 또 최근 거의 성사직전에 있는 서울의 중견무역업체 B기업과 같이 창업의 위험부담없이 손쉽게 제조업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수당하는 업체는 인수조건에 따라 회사이름도 살리고 사장 자신도 소유주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계속 회사경영을 맡게 되는등 단순매각과는 달리 많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술개발컨설팅의 이재홍 차장은 『M&A가 워낙 비밀스럽게 이루어져 추진중인 것은 물론 성사된뒤에도 대부분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M&A건수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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