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大 '상생의 교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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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고려대와 울산대가 19일 학생.교직원.학점을 대대적으로 맞교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서울지역 대학과 지방대들이 간헐적으로 학점이나 학생을 교류해 왔으나 대상이 극히 미미한 데다 일부 학과에 국한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맞교환은 이례적이다.

고려대 어윤대(魚允大)총장과 울산대 정정길(鄭正佶)총장은 이날 '학술 및 학생.학점 교환 협정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두 대학은 정규 학기의 경우 2학기와 모든 계절 학기에 개설된 전체 교과목을 모집정원의 3% 범위(고려대는 4백80여명, 울산대는 3백60여명)의 학생들이 이수할 수 있도록 개방키로 했다. 상대방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은 모두 인정된다.

특히 울산대는 서울에서 공부하길 희망하는 학생들이 서울 유학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텄다. 고려대는 공대생을 중심으로 울산대에 보내 울산지역의 대규모 산업체와 맺어진 산학협동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할 방침이다.

울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자동차공장 등이 있기 때문에 두 대학 간 학생 맞교환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두 대학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번 협정에는 학생 교환 외에 ▶교직원 교환▶학술자료.정보 교환▶시설물 교환 등도 포함돼 있다.

고려대 魚총장은 이날 협정식에서 "울산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들이 위치해 있어 본교 학생들이 기업현장과 연계한 생생한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鄭총장 역시 "갈수록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지방대들이 살 수 있는 길은 대학 간 연합이며, 그 중에서도 서울지역 대학과의 연합이 가장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학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 간 학술교류를 하고 학생들이 캠퍼스를 옮겨가며 원하는 대학에서 수업받을 수 있도록 학점 교류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학생들은 매년 10여명에 불과한 데다 학점 교류도 서울지역 명문대학끼리 주로 이뤄져 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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