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암정복 "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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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재미 한국과학자 조윤상박사(여·56·미국립암연구소 분사생물학연구실장)에 의해 연구된 암치료물질 및 치료법개발은 암 정복에 밝은 서광을 주는 쾌거로 평가되고있다(3일자 2면 보도).
지난 2일 한국과학기술자학술회의에서 조박사가 발표한 8-클로로-cAMP는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물질로 조박사는 이를 임상에 적용한 결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었다.
암은 비정상세포가 이상증식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 따라서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분화와 분열을 조절, 증식을 막음으로써 암을 고쳐 보자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의학자들에 의해 경쟁적으로 연구돼 왔다.
그 동안 많은 화학물질이 개발되기도 했으나 조박사가 발견해 낸 8-클로로-cAMP는 실제 임상에서 뚜렷한 효과를 보인 최초의 물질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이 물질은 잘못된 세포의 근본을 바로 잡아 치료할 뿐 아니라 약제에 대한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게 된다.
cAMP(사이클릭 아데노모노 포스페이트)는 57년 미국의 생리학자인 E서덜런드(71년 노벨의학상 수상)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인체호르몬 대사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물질이다. 8-클로로-cAMP는 그 유도물질의 하나로 88년1월 미국립 암 연구소의 항암 후보 물질로 선정된바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임상에 적용할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박사팀은 제3국인 40대와 50대의 말기자원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치료를 시작해 현재까지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약제의 독성과 함께 용량 용법 등에 대한 임상자료가 확립되면 수년 후에는 가장 각광받는 암 치료제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박사는 이밖에도「R1 앤티센스 올리고」라는 또 하나의 유망 항암후보 물질을 확보, 실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박사는 56년 서울여의전(고려대의대 전신)을 졸업한 후 57년 미 위스콘신대에 유학, 63년「간암의 효소학적고찰」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후 67∼70년 퍼듀대 의대에서 연구를 계속했으며70년에 암 연구의 메카인NCI(미국립 암 연구소)로 옮겨 지금까지 20년 이상을cAMP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정재욱씨(57)와의 사이에 1남1여를 두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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