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표 경선 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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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당 대표 경선이 사실상 막을 올렸다. 전당대회 날짜는 오는 28일. 내년 총선을 지휘할 새 지도부를 뽑는 자리다.

분당 후 두달이 넘어 다소 늦은 감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후유증 수습에도 손이 모자랐다. 남은 사람들끼리도 정통모임이니 통합모임이니 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이제야 당 개혁안을 통과시킨 뒤 18일부터 열흘간 '누가 당 개혁의 적임자냐'를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시작은 일단 조순형.추미애 의원의 양자대결 구도다. 16일 趙의원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주변 분들의 간곡한 권유도 있고, 이런 위기 국면에 나만의 안위를 생각하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趙의원은 이날 당내에서 일고 있는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 "인적쇄신은 시대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며 "인적청산이 특정인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이뤄져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특히 중진 용퇴론을 "적대세력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반대해 포용을 강조했다. 회견장에는 김상현.설훈.김경재.심재권.이낙연.김성순.장성원.조한천.이용삼 의원 등 현역의원 9명이 배석했다.

秋의원도 18일께 공식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영남(대구) 출신인 秋의원은 호남에서부터 표몰이를 해 나간다는 심산이다. 秋의원의 한 측근은 "한화갑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잘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秋의원은 당 쇄신론과 정권 재창출론을 앞세워 개혁성향의 세 결집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趙의원과 秋의원이 대표 자리를 놓고 팽팽히 맞서자 당내 세 갈림 현상도 뚜렷하다. 중진들은 趙의원을, 소장파 의원들과 개혁 성향의 원외위원장들은 秋의원을 밀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러다간 표가 갈려 정통모임이 미는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대표 경선 열기가 일기 시작하면서 소장 개혁파들의 당 개혁 주장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현종 전북부지부장 등은 16일 기자회견에서 " 민주당은 한나라당.열린우리당과 원칙없는 야합이나 소모적인 정쟁을 벌일 게 아니라 개혁경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 지도부를 향해 공정한 전당대회 관리도 요구했다.

박신홍 기자<jbjean@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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