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정보 개방」이 성장의 핵심”/KDI 20돌기념 세미나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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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회적 수용능력 확보가 시급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케네스 애로우 교수와 아브라모비츠,고물카 등 국내외 저명경제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 개원 20주년 기념학술회의가 「개도국의 장기경제발전」이란 주제로 1일 KDI회의실에서 열렸다.
3일까지 계속될 이번 회의에서는 개도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결정짓는 요인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이 이뤄진다. 애로우 교수의 기조연설과 아브라모비츠 교수의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케네스 애로우(미 스탠퍼드대)=완전경쟁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가정하고 있으나 규모의 경제의 존재는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소다. 만약 규모의 경제가 존재치 않는다면 자본축적이 정지될 것이다. 여러 분석에 의하면 소득증가율은 자본저축률보다 높다. 이 차이는 첫째 생산성 증대,둘째 규모의 경제효과로 설명될 수 있으며 특히 생산성 증대는 경제외부 또는 내부로부터의 정보증대에 기인한다.
정보생산에는 규모의 경제가 존재치 않으나 정보이용에는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새로운 생산공정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의 투자는 규모의 경제효과가 클수록 효율적이다. 이 경우 기술정보의 습득과 규모의 경제는 상호 상승작용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키고 이는 다시 기술개발을 유인한다.
기술정보 재생산은 최초생산보다 용이하므로 모방 유출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적소유권 보호를 통해 새로운 기술정보를 생산하려는 의욕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나 이는 기술정보의 흐름을 통제해 사회전체적으로는 경제적 효용줄이는 부작용이 있다.
모든 국가가 성장키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정보를 개발하고 필요한 곳에 전파해야 하며 기술정보의 전달과 습득은 교육정책과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에 영향을 받는다.
◇모제스 아브라모비츠(미 스탠퍼드대)=기준시점에서 생산성 격차가 클수록 그후의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이른바 성장의 추급·수렴론은 비교대상국을 개도국·저소득국까지 확대해볼때 설득력을 잃는다.
성장잠재력은 생산성 격차외에도 부존자원이나 선진국에서 개발된 기술의 적용 가능성,또 무엇보다도 사회적 수용능력에 영향을 받는다.
사회적 수용능력은 크게 둘로 나눠 경제성장문제에 임하는 기본적 가치관 및 사회적 태도와 현대적 생산기술의 효율적 이용을 가능케 하는 사회제도 및 인간관계의 경제적 특성으로 볼 수 있다.
기본적 가치관에서는 ▲경제적 성취에 높은 가치를 두며 현대적 상황에 힘을 쏟는 세속주의 ▲철저히 개인의 생산력에 비례하는 사회적 보상체계를 수립·유지하는 평등주의 ▲경제성장을 위한 결정을 수립,집행하는 권력단위로서 국가역할을 강조하는 민족주의라는 3대 요건이 있다.
현대적 생산기술의 수용능력은 ▲교육의 확산과 질적향상 ▲현대적 대규모 생산단위를 조직,관리할 수 있는 능력 ▲자본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중개기능의 존재가 선결과제가 된다.
이같은 사회적 수용능력을 갖춰야 지속적인 추급 및 생산성 격차 축소가 가능하며 결론적으로 일국의 성장잠재력은 기술적으로 낙후돼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선진화됐을때만 실현될 수 있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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