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별 체계적인 진로 선택 교육 바람직|고원영씨 <서울시 교육연구원 연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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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근래 우리 사회는 진로 교육에 대한 인식이 바로 잡혀 종래의 학벌·학력 위주에서 실력·자격 위주의 사회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진로 교육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진로 교육은 어릴 때부터 계획적으로 실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환상적인 진로 의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국민학생들에게는 올바른 진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일반계 고교냐 실업계 고교냐를 결정해야 될 중학생들에게는 잠정적으로 진로탐색을 폭넓게 할 수 있도록, 대학 진학이냐, 취업이냐를 선택해야 될 고등학생들에게는 현실적인 진로 탐색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도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정에서는 부모님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대학진학에만 집중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적성·소질·능력에 맞는 폭넓은 진로 선택의 길을 열어주는 쪽으로 확산시키고 과욕은 버려야 한다.
학교는 아무리 학부모와 사회의 요구가 입시 위주의 교육을 강요한다 할지라도 교육의 본질을 추구해 학생들의 잠재 능력 계발과 민주 시민 자질 육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기업인을 포함한 사회에서는 혈연·지연·학벌 위주의 인사 풍토를 실력과 자격증 중심의 풍토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보다 폭넓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교육 제도, 특히 입시 제도를 개선해 청소년들이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그래서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에 들어가야지 그렇지 않고는 끝내 기회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을 벗겨주어야 한다.
학교가 아무리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려 애써도 부모들이 환상적인 진로 의식과 편견에 빠져 무조건 대학을 선호하는 한 또 사회가 건전한 직업관을 조성하지 못하는 한 그 효과는 어느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힘들고, 위험하고, 궂은 일을 기피하는 현실에서 실력 있는 직업인으로 긍지를 갖고 땀 흘려 일하는 청소년상을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정립시켜야 하는 것이다. 진로 교육은 이런 면에 초점을 맞추어 학교·가정·사회가 모두 힘을 기울일 때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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