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연방권한 확대 요구/파블로프총리 위기수습책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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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AP·AFP=연합】 발렌틴 파블로프 소련 총리는 17일 소련의 경제난은 정치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난국타개를 위해 연방정부의 권한을 확대해 줄 것은 연방최고회의에 요구했다.
파블로프 총리는 이날 정부측이 정한 위기수습책을 최고회의에 보고하는 자리에서 정치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소련은 『수개월안에 완전 붕괴되는 운명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블로프 총리는 난국타개를 위해 연방정부의 정책수립 및 법안제출권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연방정부가 통화제도 운영 및 정책시행에서도 보다 많은 구속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방의 대소 지원과 관련,파블로프 총리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G7(서방선전 7개국)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블로프 총리는 또 급진파 경제학자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와 미 하버드대 경제학자들이 공동입안한 소련 경제난 타개책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미측의 지원에 기댈 경우 소련은 이스라엘이나 니카라과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경 공산주의자인 파블로프 총리가 이날 보고한 위기수습책은 자치확대 또는 연방으로부터의 완전독립을 주장해온 소련내 9개공화국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사이에 진행중인 신연방조약체결을 위한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서 점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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