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선수 "이럴바엔 차라리 말 안하는게 낫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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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선수 기자회견
김병현선수가 14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스포츠 전문지 사진기자와 폭행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한국 매니지먼트 이재승실장이 상황설명을 할 때 고개를 숙이고 웃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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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현실에 맞게 생각해주세요. 결과만 보지 마시고 과정도 봐주세요. 결과적으로 잘못된 점 인정합니다. 기물이 파손됐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본의아니게 당사자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인정하고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왜 김 선수가 그런 행동을 하게되었나. 상식선에서 과정을 지켜봐주세요. (스토리아 이재승 실장)

최근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피소된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14일 서울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폭행이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내 활동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스토리아의 이재승 실장과 노인수 변호사와 함께 나온 김병현은 "분명 그 자리에서의 행위는 개인적으로 사과드리지만 그 이전에 그 기자는 취재를 요청하거나 (취재원을) 존중해주니 않았다는 점은 섭섭하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또 자신이 언론을 피하게 된 배경에는 "있지도 않는 정신장애·대인기피증같은 기사를 접할때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하지도 않은 말이 기사화가 되는 걸 보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라며 "이럴바엔 차라리 말을 안하는게 낫겠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회견 말미 김병현은 "앞으론 모나지 않고 둥글게 생활하며 팬들과 자주만나고 싶다"면서 "앞으론 언론과도 접촉을 자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병현선수와의 일문일답

-이번 사태에 대한 심정은

▲"개인적으론 카메라를 던진건 잘못이다. 그 자리에서 2년전 모교에서 도망쳤던것 처럼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런점에서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내 불찰이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

▲처음 보는 기자가 아무 말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찍지 마세요"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반말로 "너 취재방해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라고 하길래 필름을 뺏기 위해 실랑이를 벌였다. 카메라는 그 와중에 떨어진 것이다. 악의적인 감정은 없었다.

-카메라는 던진건가 떨어진건가

▲"그 분이 뺏기지않으려고 뒷걸음치다 떨어진것이고 난 카메라 본체는 만져보지도 않았다. 떨어진 스트로보(후레쉬)만 잡아 바닥에 던졌다."

-만약 기자가 아니라 팬이 사진을 찍으려 했다면

▲"많은 분들이 카메라로 "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봤고 그렇게 해줬다. 아무런 이유없이 카메라를 들이댔던 분은 한분도 없었다"

-화가난 부분이 사진을 찍어서인가 "너" 라는 발언때문인가

▲"두가지 전부다. 여러분들에게도 묻고싶다.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다친 이모기자와 합의 또는 만날 의향은

▲"그분이 정말 다쳤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한다. 하지만 그분께서 사과를 드리고 뭔가를 보였을때 그 뒤에 나올 이야기를 들었을때 내가 죄를 인정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다"

-미국에서 연락이 왔었나

▲"에이전트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몸은 다치지 않았는지 물어봤다. 단장도 알고 있다. 9월에 있었던 '손가락 사건'의 연속이 아니냐며 미안해했다. 잘 될테니 걱정하지 말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운동에만 전념하라고 얘기했다.

-트레이드 소문도 있다

▲"누구나 예외는 없다. 매니 라미레즈(보스턴), 커트 실링, 랜드 존슨(이상 애리조나) 등도 다 트레이드 대상이다. 구단이라는게 비지니스라서 이득이 가는 모든 선수가 상품이다. 내가 트레이드 제외 대상이란 말은 안들었지만 한국에 올때 테오엡스타인 단장이 "내년시즌 선발로 뛸 것이니 어깨 치료 잘 하고 돌아와라. 2~3년 후 넌 최고의 투수가 될 거다"고 했던 말을 믿고 싶다."

-CCTV공개에 대해선

▲(공개를 해도) "상관없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언론과의 만날 의향은

▲이 자리를 통해서 팬 여러분께 안좋은 모습으로 인사하게 돼 맘아프다. 손가락사건부터 내 입장을 밝히고 싶었다. 어떤 마음을 갖고 그런 행동을 했으며 (트레이드된 후) 5개월동안 힘들었던 생활 등을 본의 아니게 이런자리에서 하게됐다. 앞으론 모나지 않게 둥글둥글하게 살고싶다. 여러분들과도 자주 만날 것이다. 공인이라는게 내 생각만으로만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이 사건을 계기로 혼자만의 생각으로 움직여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가 가는 걸 알게됐다. 앞으론 언론과도 접촉을 자주 할 것이다."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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