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가장 큰 곳은 어디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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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4강전 2국 하이라이트>

○ . 백홍석 5단● . 이창호 9단

장면1(132~142)= 장면1(132~142)=백△에 대한 흑▲의 반발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132로 먼저 끼운 수가 기억해 둘 만한 맥점. 136도 잊어서는 안 될 수순이다. 이 두 수에 의해 완벽해 보였던 제방의 일각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132로 '참고도' 백 1로 그냥 끊는 것은 흑이 가장 바라는 바로 백 5까지 후수가 될 뿐이다.

이창호 9단도 흑▲로 반발할 때 '참고도'처럼 달콤한 결과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실전과 같은 변화를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고 이 같은 변화가 그냥 후퇴하는 것보다 집으로 이득이라고 믿었다. 형세가 빡빡했기에 최대한 실리 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하지만 중앙이 엷어지면서 바둑은 이 9단이 간과했던 새로운 변화를 잉태하고 있었고 그 변화는 흑에 불리한 것이었다. 때마침 이 9단은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장면2(143~151)= 143으로 잇자 144로 돌파한다. 148까지 머리를 내밀고 나오자 149의 수비가 시급하다.

150도 선수. 이 장면에서 바둑은 중대한 기로를 맞이했다. 백홍석 5단은 아껴둔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며 판세를 점검한다.

1) 중앙에 백의 세력이 생겼으므로 위쪽 흑 대마를 A로 파호해 잡으러 가는 노림이 발생했다. 당장 잡을 수는 없지만 이 노림을 어떻게 최대한의 이득으로 연결시킬 것인가.

2) 또 다른 큰 곳이라면 B와 C가 있다. 이 중 큰 곳을 두어 끝내기로 간다면 승부는 어찌 될 것인가.

미세하지만 바둑은 백 쪽으로 약간 기운 상황이다. 그러나 다음 한 수가 아주 중요하다. 질문은 하나다. '가장 큰 곳은 어디인가'.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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