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 공산품 99% 관세 10년 내 철폐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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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두 나라는 이번 협상에서 금융.환경.서비스 분야 등에서 '가지치기'식 협상을 통해 상당수 쟁점을 타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무역구제.자동차.의약품.농산물.섬유 '5대 핵심 쟁점'은 협상 마지막 날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공산품 중 99% 품목(별도 협상 중인 섬유 제외)의 관세를 10년 안에 철폐한다는 내용의 상품 시장개방계획안(양허안)에 합의하는 등 협상 타결의 발판도 마련했다. 그러나 우리의 최대 관심 분야인 자동차 관세의 즉시 철폐 여부에 대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새롭고 강렬한 분위기가 있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자동차.의약품 분야 등의 협상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전체 협상의) 부정적 신호로 봐선 안 된다"며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핵심 쟁점인 한국의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특소세 인하와 지하철 공채 매입 제의 폐지 등 우리 측 절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농산물 분야에서도 ▶건강보험의 약가 등재 과정에 다국적 제약사의 참여 확대▶쌀 등 민감 농산물의 개방 제외 등을 놓고 양측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7차 협상에서는 남은 핵심 쟁점에 대해 양측이 주고받기식 '빅딜'로 일괄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여섯 차례 협상에서 상대편의 협상카드를 대부분 읽었다는 판단이다. 이를 토대로 자국 내 여론 부담을 견딜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종 양보안을 만든 뒤 이를 제시하고 막판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는 이날 결산 브리핑에서 "주요 쟁점의 입장 차이가 여전해 7차 협상 때도 협상을 완전 타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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