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대선후보 루아얄 "프랑스 경제 위해 근로시간 늘릴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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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랑스 제1야당인 좌파 사회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 세골렌 루아얄이 경제 발전을 위해 주 35시간 근무제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루아얄은 17일 RTL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기업, 특히 국제경쟁에 직면한 기업과 신생 중소기업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며 "경제 발전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35시간제의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루아얄은 35시간 근로제가 소속당인 사회당의 '작품'이지만 이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현재 우파 정부의 35시간제 개혁에 반발해 근무시간 제한의 확대 적용을 주장하는 당의 공식 입장과도 거리를 두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루아얄은 지난해 6월에도 35시간제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해 당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루아얄은 타이어 제조업체 미슐랭을 예로 들며 "35시간 노동제가 이를 탄력적으로 이용한 간부들에게는 이익이 됐지만 하급 근로자에게는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등 오히려 부담이 됐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루아얄의 이번 개혁 주장은 35시간제를 바꿔야 한다고 한 점에서는 과거와 같지만, 개혁의 필요성으로 근로자의 근무 조건 대신 기업경쟁력 강화와 경제 발전을 거론한 점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프랑스 경제계는 그동안 국제화 시대에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35시간 근무제가 개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프랑스는 사회당 출신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 정부 시절인 1998년과 2000년 두 차례의 법 제정을 통해 법정 주당 근로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였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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