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단일안 모색/북한 유엔대표에 협상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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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 유엔·현 주미대사 밝혀
【유엔본부=박준영특파원·워싱턴=문창극특파원】 한국정부는 7월중에 유엔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며 북한과 협의해 가급적 남북한의 유엔가입신청을 단일안으로 묶어 제출할 것을 모색하고 있다.
노창희 유엔대표부 대사와 현홍주 주미대사는 28일 한국정부는 유엔등을 통해 북한측과 협의,남북한이 동시에 가입을 신청하여 단일안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설사 남북한 동시·단일안 신청절차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관례상 유엔은 별도 제출된 신청을 단일결의안으로 처리,승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과 유엔본부의 외교소식통은 북한도 남북한이 다른 시기에 별도로 가입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한국의 가입안은 통과되고 북한의 것은 부결될 것을 걱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이같은 방식의 유엔동시가입을 북한과 중국측에 설명했고 북한이 지난 1월 우리의 제의가 계속 유효한 것인가에 대해 외교적인 경로로 물어온 만큼 남북한의 유엔가입 신청서가 단일안으로 묶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부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가입신청시 제출시기와 관련,7월 본격적인 유엔의 휴가가 시작되기 전에 안보리에 가입신청서를 내 승인받은 뒤 9월 총회개막과 함께 총회의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창희 주유엔대사는 이와 관련,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한의 유엔가입 신청서 제출방법과 시기를 논의하자고 주유엔 북한 대표부에 공식제의했다.
이와 관련,노유엔대사는 『북한 유엔대표부와 접촉,가능한 동시에 가입신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혹시 북한이 정치적 목적으로 동시가입을 거부하고 기습적인 선가입을 신청하더라도 『한국은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사는 이 제의에서 북한이 유엔가입을 결정한 만큼 누가 먼저 신청서를 내느냐는데는 의미가 없다고 밝히고 한국정부는 북한의 유엔가입결정 방침과 관련,가입신청서 제출시기를 늦추거나 앞당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종하 외무차관은 28일 외무부에서 가진 설명회에서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려는 목적은 대결을 지양하고 상호공존을 도모하려는 것인 만큼 유엔가입절차에 대해서도 북한과 긴밀히 협의·협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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