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는 건전사회의 척도"-경제단체협 「고용윤리위」 초대위원장 조향록 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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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기업인은 현대 산업사회의 윤리적 주도세력이 될 뿐 아니라 가장 존경받는 엘리트가 되어야 합니다. 우선은 기업간의 윤리인 고용윤리부터 확립해야 하지만 거시적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국민전체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기업도 발전하고 사회도 건전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경제단체협의회가 발족시킨 고용윤리위원회의 초대위원장을 맡은 조향록 목사 (71·서울 평창동534의1)는 산업사회 윤리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할 기업인의책임을 강조했다.
고용윤리위원회는 최근 산업현장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간의 부당 스카우트문제가 발생될 때 고용윤리 저촉여부에 대한 심의·결정을 비롯, 부당 스카우트 기업에 대한 시정권고, 고용질서 개선을 위한 조사연구·교육 등을 담당하는 기구로 조목사를 비롯한 학계·경제계·언론계 등 각계인사 13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고용윤리위원회는 지난82년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처음 발족했으나 지난 88년 이후엔 별다른 활동이 없다가 이번에 경총 등 5개 경제단체에서 합동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그 동안 경총 고용윤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조목사가 다시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조 의원장은 『경쟁업체에서 오랜 세월 양성해 온 핵심인재를 빼내 가는 것은 도둑이며 강도행위』라고 비난하고 『특히 영업부서 같은 데서 사람을 빼가면 그 사람 중심으로 구축된 판매망까지 와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 피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위원회는 강제집행력은 없지만 신문에 위반판정을 게재하는 등의 조치는 그동안의 고용윤리위원회 운영경험에 비추어 볼 때 커다란 제재효과가 있었다』고 피력하고 『체재이전에 사전조정으로 원만히 해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위원장은 부당 스카우트에 대해 『자기를 길러준 회사를 배신하고 가는 인재도 문제지만 당초 소속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면 당사가를 비난하기는 곤란한 면도 있다』 고 지적하고 『각 기업들이 회사에 대한 기여도·경력에 맞는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간의 분쟁 조정업무를 종교인인 자신이 맡은데 대해 『「윤리」라는 명칭이 들어간 탓인 듯 하다』면서 『앞으로는 고용윤리뿐 아니라 기업윤리 전반에 대해 영향력 있는 기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기독장로회 총 회장·한신대 학장 등을 역임한 조위원장은 현재 현대사회연구소와「생명의 전화」이 사장을 맡고 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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